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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세계 최고, 법이 막는다 — HD현대중공업, 미 군함 시장 문 두드리다

by 상숭스 2026. 4. 21.

기술은 세계 최고, 법이 막는다 HD현대중공업, 미 군함 시장 문 두드리다

한국 잡지교육원 박상기

2026. 04. 20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최대 해양 방산 전시회에 한국 기업 최초로 부스를 꾸렸다. 미군함 건조 시장 진입을 위해 미 해군에 기술력을 직접 알리는 첫 공식 무대다. 건조 속도는 미국의 7, 비용은 6분의 1. 기술력은 이미 미 해군의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1965년에 만들어진 법이 과제로 남아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시각 19일부터 나흘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규모 해양 방산 전시회 'SAS(Sea Air Space) 2026'에 참가했다. 전시관에는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을 비롯해 호위함, 미래형 전투함, 잠수함 등 독자 개발한 첨단 함정 모형이 배치됐다. 군함 건조의 해외 발주를 금지한 번스-톨레프슨법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법 우회를 시도하는 시점에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미 해군 관계자들에게 기술력을 직접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조선업은 미국보다 건조비가 6배 저렴하고 건조 속도는 7배 빠르다. 미국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함 건조에 평균 7년이 걸리는 동안, 한국은 이지스급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을 3, 다산정약용함을 2년 만에 완성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48월 미 해군으로부터 군수지원함 'USNS 앨런 셰퍼드'함 정비 사업을 처음 수주한 이후 연달아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정비 범위가 60여 개에서 100여 개 항목으로 확대되며 계약 규모도 늘었다. 미 해군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MRO를 수행해 본 결과 HD현대중공업이 가장 훌륭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예전처럼 배를 하루에 한 척씩 만들지 못한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데릴 커들 미 해군 참모총장도 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동맹의 힘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1965년 제정된 번스-톨레프슨법은 미국이 자국 군함을 해외에서 건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 의회가 2026년 국방수권법에서 예외로 인정한 건 비전투용 선박 단 2척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으로 법 우회를 시도하고 있지만 의회의 보호주의 기조는 여전하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와 공동 설계 및 건조 MOU를 체결하고 합작법인 설립까지 검토 중이다. 미국 현지 조선소와의 협업으로 법적 장벽을 우회하는 전략이다.

 

미 해군은 향후 30년간 300척의 신형 함정 건조를 위해 1600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K-해양 방산 선도 기업으로서 함정 수출 분야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600조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지는 법 개정 여부에 달렸다.